2022년 12월 30일 금요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나는 배우 송혜교가 있는 포스터를 보고 예전 작품과 비슷한 사랑이야기겠지 하며 넘겼다. 송혜교 작품은 다 챙겨보는 편인데 지난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반전 없는 먹먹한 엔딩에 실망을 해서 이번 작품도 비슷하겠지 했었다. 주변에서 '더 글로리'를 보고 후기가 들려오고 1화부터 8화까지 쉬지 않고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해서 궁금했다.
사전 정보 없이 보기 시작해 늦은 밤이라 1화만 보고 자야지 했던 내가 후기처럼 너무 몰입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정주행으로 밤을 새웠다.
8부작이 2개의 파트로 총 16부작 드라마이고 내가 너무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의 작가인 김은숙 작가님이라니 재미없을 수가 없겠다. 지금부터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와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 있다.

등장인물 :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서일 외
스트리밍 : 넷플릭스
The Glory 뜻
글로리는 영광이라는 뜻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어떤 뜻으로 사용했을까 궁금하다. 이 드라마 끝엔 영광이 있을까? 동은의 '용서는 없어, 그래서 그 어떤 영광도 없겠지만' 대사가 자꾸만 아린다.
'그리운 연진에게'로 시작하는 피해자 동은의 내레이션은 가해자 연진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김은숙 작가는 인터뷰에서 동은의 내레이션은 모든 순간이 그녀의 비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는 17년간 복수를 준비하며 자신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 해 편지 형식을 빌렸다고 한다. 나는 이 내레이션이 너무 좋았다.
동은의 안개
안개가 자욱한 도로를 지나는 첫 장면이 꼭 동은이가 현실 속에서도 안갯속을 지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안개가 자주 나오는데 여러 가지로 안개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하게 살았고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가루처럼 부서졌다. 죽으러 간 날, 짙은 농무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축축한 옷 속에서 학교 폭력으로 생긴 상처들이 가려웠다. 날을 잘못 골랐다고 울다가 그러고 있는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왜 나만 죽어야 하지? 용서는 없다. 그날 동은을 살린 건 안개였다. 비행기의 순항을 망치는 건 태풍이나 낙뢰가 아닌 바로 안개라는 사실, 안개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보다 더 잔혹한 현실 속 동은이들
동은은 복수를 결심하고 자신의 영혼이 말라가고 스스로 타락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가해자들을 향한 증오가 더 컸기에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나아간다. 동은의 몸은 영혼처럼 앙상하게 말랐고 그리고 수많은 흉터들을 보며 때로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잔혹할 때가 있는데 세상에 어딘가에 동은이들이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3화에서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었어. 뭐가 됐든, 누가 됐든 날 좀 도와줬다면 어땠을까? 친구라던가 신이라던가 뭐 하다못해 날씨, 그도 아니면 날카로운 무기라도' 동은의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 했고 동은이 마음 아팠지만 나는 이런 동은이들을 현실에서 만나면 도와줄 수 있을까? 분노 외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의 최애 장면
5화 중에 동은과 가해자 이사라가 교회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의 최애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겉으로는 신실하고 고결하게 보이는 기독교 신자로 성가대 옷을 입고 찬양하고 기도하는 가식적인 모습이 개인적으로 실제 경험과 비슷해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어떡해? 너네 주님 개 빡쳤어. 너 지옥행이래' 동은이 시원하게 날려주는 사이다에 나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너무 시원해서 이 장면을 몇 번 돌려봤는지 모른다. 실제 나는 동은이처럼 사이다를 날려주지 못하고 예배 시간에 눈물을 쏟고 괴로워했던 기억이 있다.
파트 2는 2023년 3월 10일 따뜻한 봄과 함께 찾아온다. 개인적으로 동은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스터트롯2] 진(眞) 안성훈! 새로운 전설이 탄생했다. 전국 투어 콘서트 일정 확인. (0) | 2023.03.17 |
|---|---|
| [서진이네] BTS 뷔가 함께하는 기대작 서진이네 (0) | 2023.03.05 |
| [빨간 풍선] 아! 외로와~~~ 외로운 사람들이 넘치는 빨간 풍선 (0) | 2023.02.22 |
| [일타스캔들] 열선 커플의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범인은? (0) | 2023.02.21 |
댓글